최신시사상식
2009 (2)
toto le heros
2009. 12. 31. 11:56
올해의 키워드 : 정규 뭐 한 거니?
스브스 작가 윤 모 누나가 한, 나의 유머질에 대한 지적질. 놀랍게도 이 말은 올 한해 나의 모든 행동에 꼬리표로 달려도 손색이 없을 훌륭한 반문이 되었다. 이런 놀라운 일이.. 참고로 저 문장은 끊어읽기와 악센트가 중요하다. 영어로 옮기면 what did you do? 가 아니라 did you do something? 이므로.. 거기에 맞게 읽어야 한다. 여튼 [정규뭐한거니?] 라고 한달음에 읽는 것이 아니라, [뭐/한거니이?(끝을 올려준다)] 라고 읽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올해의 성취 : 딱히 없다
사실 딱히 성취가 없었던 것은 새롭지 않은 일이나 당혹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올해는 이것저것 느낀 게 많았다. 방송국 생활을 좀 엿보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재밌는 경험이기도 했고. 구직 활동하면서 내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게 뭔지도 알았다. 김훈선생에 이어 이충걸편집장을 만났으니, 이제 윤대녕선생(선생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긴 한데)과 제임스딘브랫필드(좀 어렵나)만 만나면 내 빠심은 참으로 충만할텐데.
올해의 별명 : 똥 만드는 기계 shitting machine
요새는 스스로를 댕규라고 부르는 게 편해졌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뎡규나 렁규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뎡규보다는 렁규가 더 좋은데 왠지는 잘 모르겠다. 뎡이니 뎐이니 하는 말이 됴선시대 말이라 그른가부다. 일전에 모르는 사람들과 떠난 일박이일 술파티(;)에서 그들은 내가 피디를 지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계속 이피디, 라고 불렀던 적이 있는데.. 이봐요 지금 날 놀리는 겁니까? 하고 정색이라도 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냥 맘대로들 하시오 하고 넘어갔던 적이 있다. 군대 있을 때 장군과 안형이 이작가라고 부를 땐 안 그랬는데 말이지.
똥 만드는 기계, 는 이준희와 통화하다가 불현듯 생각난 것. 요새 술을 많이 먹어서 장이 좀 좋지 않다보니 좀 그르타. 먹고 나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곧 똥이 되고 마는 거지. 인생은 채워지지 않는 거대한 구멍을 채우려는 헛손질에 다름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게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지.
올해의 유머 : 대한늬우스
앞으로 다시는 이런 희비극도 없을 것이다. 사건 일지는 다음과 같다.
1) 대한늬우스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 홍보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를 최초 보도한 중앙일보는 대한늬우스가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적시(관련기사)했는데, 이준희인턴기자(;)의 이 보도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2) 다른 신문들은 중앙의 이 기사를 받아서 '대한늬우스는 MB 아이디어'라며 인용보도. 이어 여론이 좋지 않자, 출연했던 연예인이 '그런 건줄 몰라뜸' 하며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관련 기사). 청와대도 다시 한 번 '오해다'드립(관련 기사)으로, 이 아이디어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3) 결국 대한늬우스는 유인촌 장관의 작품인 것으로 대충 정리되며.. 유 장관은 직접 '이건 개그임'이라고 고백하기에 이른다(관련 기사). 첨엔 바긔가 틀러라면 완장촌은 괴벨스쯤 된다고 봤는데, 가만 보면 괴벨스는 시중이 아저씨였고 완장촌은 괴벨스가 부리던 많은 딴따라 중의 하나에 불과한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그 외의 웃긴 말들? 난 YS가 DJ의 병상에서 했던 말이 또 정말 환장하게 웃겼다. DJ를 찾아간 그는 세브란스 병원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화해했다고 봐도 좋다'라고 대답했다(관련 기사). DJ와 YS는 이날 서로 만나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 뒤에도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관련 기사). 그러니까 화해한 것은 사실 YS와 DJ가 아니라 상도동과 동교동이었던 셈인데.. 각각 생물학적인 삶과 정치적인 삶이 다 해 가는 두 전직 대통령의 이 객쩍은 화해는 한국 현대사의 떨떠름한 한 결정적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1) 대한늬우스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 홍보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를 최초 보도한 중앙일보는 대한늬우스가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적시(관련기사)했는데, 이준희인턴기자(;)의 이 보도가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2) 다른 신문들은 중앙의 이 기사를 받아서 '대한늬우스는 MB 아이디어'라며 인용보도. 이어 여론이 좋지 않자, 출연했던 연예인이 '그런 건줄 몰라뜸' 하며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관련 기사). 청와대도 다시 한 번 '오해다'드립(관련 기사)으로, 이 아이디어가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고 밝힌다.
3) 결국 대한늬우스는 유인촌 장관의 작품인 것으로 대충 정리되며.. 유 장관은 직접 '이건 개그임'이라고 고백하기에 이른다(관련 기사). 첨엔 바긔가 틀러라면 완장촌은 괴벨스쯤 된다고 봤는데, 가만 보면 괴벨스는 시중이 아저씨였고 완장촌은 괴벨스가 부리던 많은 딴따라 중의 하나에 불과한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그 외의 웃긴 말들? 난 YS가 DJ의 병상에서 했던 말이 또 정말 환장하게 웃겼다. DJ를 찾아간 그는 세브란스 병원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화해했다고 봐도 좋다'라고 대답했다(관련 기사). DJ와 YS는 이날 서로 만나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 뒤에도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관련 기사). 그러니까 화해한 것은 사실 YS와 DJ가 아니라 상도동과 동교동이었던 셈인데.. 각각 생물학적인 삶과 정치적인 삶이 다 해 가는 두 전직 대통령의 이 객쩍은 화해는 한국 현대사의 떨떠름한 한 결정적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올해의 여행지 : 해운대
뉴스에서 '올해도 바캉스 인파가 조낸 많지롱' 하는 단골 리포트에서 늘 배경 그림이 되곤 하는 해운대에 대한 선입견이 강했던 인간으로서.. 사람 많은 바가지 물가 피서지인 해운대는 아마도 결코 찾지 않으리라는 이상한 결심을 하고 있었더랬다. 처음으로 해운대에 갔던 건 2004년 여름인데, 당시 준희와 재승과 나는 모두 싱글남으로서 '비키니 미녀'를 쟁취하겠다는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을 안고 해운대에 입성하였으나 입구에서 30분간 앉아 있다가 돌아나온 경험이 있다.
올해 다시 찾은 해운대. 여름의 끝물이어서 한산해서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인간들이 나만 빼놓고 이 좋은 데서 쳐놀았다고 생각하니 몹시 분해지는 것이 아닌가! 난 진지하게 해운대 근처에서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올해의 관심사 : 카라
솔직히 말하자면 연예인 스캔들에는 관심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그런 점에서 최근 접한 JJH 커플의 결혼설 쫌 충격임), 아이돌 가수에게까지 관심이 뻗어나갈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뭐 아직 앨범을 산 것도 아니고.. 빠돌이가 된 건 아니지만.. 뭐.. 그렇다고... 학교빡세 쉐키쉐키
올해의 전자제품 : 알칠이
아버지는 내가 지난 번 카메라를 분실한 뒤 내 돈으로 새로 사온 것임을 까맣게 모르고 계신다. 덕분에 내 속도 까맣게 타버렸었지..... 그러던 차에, 우리집 첫번째 디에세레랄이었던 알백이가 익사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백이십만원이나 들여서 샀던 건데..... 아버지는 어느날부터인가 디카 중고장터 매복쟁이가 되어 계시더니, 갑자기 알칠이 바디를 물어오셨다. 확실히 사진이 잘 나오긴 한다. 렌즈는 삼만원 짜리 번들이를 쓰다가, 막내삼춘이 초보용 줌렌즈인 시그마70-300 아포DG마크로를 사준 덕에 재미나게 풀사진을 찍으러 다니신다. 뭐 나도 덕분에 중급 엔트리 바디 유저 행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올해의 패션 : 리바이스 511&양복
리바이스가 북미에서 파는 청바지들, 그러니까 일명 '미판리바'는 찌질이들의 옷이라는 게 인넷 빠숑피플들의 중론인듯싶다. 가격이 싼만큼 원단도 구려서 살에 닿는 느낌도 좋지 않은 데다가 잘 늘어난다. 염색도 잘 빠진다. 그래도 어쨌든 싸고 모양이 나쁘지 않다. 남들 다 입는다는 디젤이니 디앤지니 하는 사치를 부릴 처지가 못되어서 하는 소린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리바이스는 청바지계의 클래식 아닌가? 레비스트로스도 올해 타계했고(..). 신도림 지하상가에서 시중가의 2배를 주고 처음 샀던 미판리바의 511, 을 그 뒤로 두 벌이나 더 사서 입고 있다. 그냥 그렇다고.
면접을 보기 위해 양복을 샀다. 몸에 꼭 맞게 줄였다. 넥타이도 사고 구두도 샀다. 예전부터 한번 양복으로 말끔히 차려 입어보고 싶었는데, 뭔가 숙원을 해소한 느낌이다.
올해의 웹사이트 : 오늘의유머
노코멘트
올해의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난 별로 : <선덕여왕>, <소원을 말해봐>
선덕여왕은, 그냥 보지 못했다. 딱히 재미가 없다거나 훌륭하지 못한 드라마라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런데 어쨌든 '선덕여왕'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조기종영하긴 했지만 '탐나는도다' 쪽이 더 신선했던 것 같다. 근데 이거 쓰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송지나 각본의 <남자 이야기>를 거의 다 보긴 했었다. -_- 흠 다들 재밌었다고 하는데 난 그것도 상당히 별로였다. 소녀시대는 <gee>는 그냥 듣기 좋다고 생각했지만 <소원을 말해봐>에선 좀 너무한다 싶더라. 뭔가 나경원을 보는 듯한 느낌? -_-
올해의 남들은 다 별로라던데 난 좋았던 : 플러시보, <아>(애프터스쿨)
플러시보 새 앨범에 대한 평가는 좀 짠 듯한데, 레코딩이 좀 덜 헤비한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meds> 때만큼은 괜찮은 것 같다. 최소한 <sleeping with the ghost> 수준은 아닌 거지. 그래도 이처럼 한결같이 꾸준한 밴드도 찾기 어려운 거 아닌가? 모토롤라 광고 때문에 뜬금없이 <ashtray heart>가 뜨긴 했지만, 사실 이 앨범에서 제일 좋은 노래는 <kitty litter>였던 것 같다. 애프터스쿨의 <Ah!>는 용감한 형제 작품인데, 용형의 장기가 사실 디스코/일렉트로니카를 빙자한 뽕짝인 데 반해 이 노래만큼은 뭔가 제대로 댄서블한, 사운드 배열이 흠잡을 데가 없는 노래다. 뽕끼가 없어서 차트에서는 선전하지 못했고, 대신 멜로디가 유치한 <디바>로 뜨긴 했지만.. 그러니까 브아걸의 <L.O.V.E>와 <어쩌다>하고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
내년의 소원 : 데뷔
무엇이 됐든, 데뷔하는 게 목표다. 그러니까 직장인이 되든 대학원생이 되든. 기자로 데뷔하든, 작가로 데뷔하든, 학자로 데뷔하든. 그러니까 진짜 어른이 되는게 목표라는 말이다.
일단 결산 끗!
글을 쓰면서 :
제대로 못 들어봤던 올해의 앨범 후보작들을 몇 개 들어보았다. 이모젠 힙은 프루프루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Phoenix는 복고밴드가 되어버렸는데, 그 복고라는게 정말 '볼프강 아마데우스' 급은 아니지만서도 훌륭한 수준인 것만은 사실이다. XX는 욜라텡고나 소닉유스같은 뉴욕인디록의 느슨한 팝버전 같다. 어쩌면 욜라텡고가 <팝송>이라는 제목의 앨범 안에 이런 노래를 만들어 넣었어야 하는것 아니었나 싶은 그런 노래. 앤틀러스는 왜 뛰어나다고 하는지는 알겠는데 딱히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