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시사상식

첫경험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20. 01:21
 처음으로 '민원'이란 걸 신청해 봤다.
 그것도 대통령실에..

 지난 정부 임기 말에 신청했는데, 처리가 안되기에 그저 난 내가 신청을 제대로 못한 줄 알았다.

 근데 얼마 전에 이메일이 하나 왔다.

 접수가 되고, 처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용인즉슨..
 청와대 홈페이지가 있다. http://president.go.kr 예전 정부 때에는 춘추관에서 있는 모든 브리핑들과 컨퍼런스들이 가감없이(그러니까 '엠바고', 이런 건 존재하지지 않았다. 엠바고는 기업이나 과학기술 업종에서 사익 존중을 위해 만든 것이지, 정책PR에서 엠바고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넌센스다) 활자로 옮겨져 올라와 있었다. 일테면 하루 한번, 많으면 두번씩도 있는 대변인 브리핑의 브리핑 내용이 모두 올라온다. 기자와의 질의 응답도 그대로 실린다. 우리가 보는 뉴스의 raw material이 그대로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올라오지 않고, 공보 수석 이하 공보팀에서 만드는 보도자료만 나온다. 내용? 물론 저급하다. 숙려의 흔적이 전혀 없다. 되는대로 쓴 것이다.

 지난 정부말 인수위에 치이고 어쩌고..하면서 민원 처리가 안 된 모양이고, 이번 정부 취임 이후 몇주가 지나서야 접수 처리가 되었던.. 나의 민원은 예의 5년간 축적된 그 브리핑자료들, 연설문들..의 db를 다운로드받거나 계속 열람할 수 있겠냐는 내용이다. 참고로 전 정부의 청와대가 현 정부의 청와대에 '받겠냐'고 묻고 '필요없다'라는 답을 들었던 그런 자료의 일부이다. 이제 와서 전 정부가 정보관련 협조가 안 된다고 '땡깡을 놓는'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건만.

 그런데 참 처리 내용이 우스워서 이렇게 글 씩이나 쓰게 되었다.


2008.01.29 01:44:53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새정부 출범을 한 달 앞두고 있습니다. 새정부가 들어서면 <청와대 브리핑> 역시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새 청와대를 위한 사이트로 개편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5년간 축적된 <청와대 브리핑>에서 열람할 수 있는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 대변인 브리핑 자료들을 계속해서 쉽게 열람할 수 있는 별도의 사이트가 있는지 여부를 알고 싶습니다.

혹은 백서 형식으로, <청와대 브리핑>에 업로드된 자료들을 책자 형식 혹은 CD등의 디지털미디어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있는지의 여부 또한 알고 싶습니다. 만약 백서가 발간되었다면 구입이 가능한지 등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별도의 사이트가 마련되지 않거나, 백서 등이 발간되지 않는다면, 이에 관한 별도의 사업 추진 계획이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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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민원.제도개선비서관
대통령실
2008.03.09 11:05:13
2008.03.09 11:05:13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정부에 격려를 보내주시고 바른 정치를 펴도록 의견을 주신 마음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귀하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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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떻게 하면 위 민원의 답이 아래와 같이 될 수 있는 거지?

 하도 궁금해서 이렇게 의견을 구하려고 글을 올려본다.



 그나저나,

 아아, 나는 지난 시절 우리의 역사들이 독재와 독재로부터의 탈주의 역사임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인생의 진정한 이유기에야 비로소 더 정교하고 더 혹독한 독재를 만나게 될 줄이야...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