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 직전 20대 뉴라이트 집회를 보고난 뒤, 진보개혁성향의 20대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에 대해 상상한 적이 있다. 당시 바긔와 그 주변 세력들이 집권할 것은 명약관화했고, 어느새 계급론은 세대론으로 둔갑했으며, 하여 '88만원세대'가 당해의 키워드가 되었던 만큼.. 20대들이 일종의 군중이 되어 거리로 나오는 일이 있으리라 짐작, 혹은 희망했던 적이 있다. '뉴라이트'를 의식적으로 택하는 20대는 엄밀한 의미에서 20대일 수 없다. 그들은 젊음의 유일한 가치인 세상의 잘못을 고치고 변화시키려는 희망 대신 세상의 거대한 힘에 순응하고 물질을 탐하며 정의를 밀수하는 집단이다. 하여 그들은 신세대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기성세대이다. 그러므로 나는 젊음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날이 있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고, 명바기는 대통령이 되었으며 의회는 시정잡배들과 모리배와 사기꾼들로 가득 찼다. 사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암울하게 돌아가고 있다. 명바기는 고작 두 달을 집권했을 뿐인데, 그런데 너무나 많은 신호가 들려왔다. 대운하니 영어교육이니 하는 건 떡밥에 불과했고 그 밑으로 종부세 폐지, 상속세 폐지, 비정규직법안개정, 사학법재개정, 지방균형개발계획전면재검토, 법인세 감면추진, 노점상 전면단속, 출총제 폐지 확정, 금산분리 완화 확정, '노무현독트린' 전면재검토로 인한 대북관계경색, 그리고 소고기. 청와대 수석들과 내각은 명바기 정부가 '농민정부'인양 행세하고(나는 그들이 가진 것으로 밝혀진 농지가 이번 기회에 또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이 나라 국민들의 근시안적 경험론과 이기주의에 질려버렸고, 세상은 그런 것이니까. 심지어 신정아가 살던 집값이 보도 이후 폭등한 것을 보라) 바긔가 한 일 중에 잘한 것이라고는 의료보험당연지정제 폐지를 재검토한 것뿐이고, 사실 그나마 2원화 운운이니 백지화라고 하기도 어렵다. 박근혜가 잘한 것이라고는 대운하정책에 반대한 것뿐이듯. '탄핵하자'는 내용의 현실성 없는 온라인 서명운동은 3주간 10만명을 모은뒤, 불과 최근 이틀만에 40만명을 더 모았다. 그 서명운동의 비현실성 탓에 수주 전에 그것을 보고는 웃고 말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든 자신의 분노와 불안을 표현하고 싶을 따름인듯하다.
조심성없는 말들과 말들의 전쟁이 '3초 미디어'(성찰없는 quote들, 3초 분량의 그 편재하는 메시지들ubiquitous messages) 사이로 스며들고 있다. 정부는 그것을 괴담이라고 하고, 언제 사람이 100% 안전하게 살고 있느냐고 하고, 현 정부는 노무현 정권(공식 논평에서 '정권'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것이 정부 공보실에서 할 짓인가)의 설거지를 하고 있노라 하고, 이번만 봐주면 은혜를 갚겠다 한다. 나는 민족주의는 좋아하지 않으나 친일청산에 불쾌감을 표한다거나 실용주의 따위가 금과옥조인양하는 것도 우습다. 나는 경제학을 잘 모르지만 명바기가 나보다 더 모른다는 것은 안다. 그러한 와중에 인터넷 공간은 사실과 비사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공포와 혼란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메시지와 모든 포스트는 격문이다. 나는 이 봉기가 반가운 한편으로 슬프다. 투쟁의 시절은 뜨겁고 감격스러워보이지만 사실상 언제나 그것은 슬픈 이야기이다. 나는 지난 80년대를 미화하려는 그 어떤 시도들에 대해 의심한다. 그 시절을 정말 치열하게 산 인간들은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없다. 그것이 객쩍게나마 승리한 기억이었고 성취한 기억이었을지 몰라도 그것은 분명 아픈 기억이고 반복되서는 안되는 역사이다. 나는 세상의 말들에서 격문이 아니라 연서를 보고 싶다. 자신이 타인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며, 타인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하여 더 좋은 삶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신뢰하는 가운데 전망이 생기는 것이고, 진보가 있다. 우리가 성취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상상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 싶다. 투쟁하지 않아도 되고,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맞고 싶다. 그러나 세상은 사랑을 말할 때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모든 섹스는 사치이며 모든 사랑은 공포다. 이러한 삶은 죽음의 유예이다.
나는 한번도 스스로 운동권인 적이 없고 타인의 삶을 위해 내 삶을 포기한 적이 없다. 그것이 한없이 부끄러웁고 하여 오늘 밤에도 바람은 내 별을 스치고 생채기를 낸다. 나는 다만 또다른 별을 향해 손을 뻗어 그 별자리를 서툴게 매만져 본다. 손을 뻗어, 영웅을 만나고 싶다. 나는 부족하고 도량이 없으니, 다만 누군가 영웅이 나타났으면 하는 허황된 생각을 한다. 나는 위대한 독재자라면 민주주의를 버려도 좋다고 생각할만큼 이 현실에 속이 상한다. 그러고서는 또 어영부영 살아도 행복하고 싶을 따름이겠지. 그저 음악이나 듣고 술이나 마시며 헤헤 하겠지. 나는 이렇게 살아도 좋은 걸까. 그러나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면 무엇이 달라지나. 나는 그저 진정한 철인 영웅들을 한번쯤 보고 싶다. 내가 아니라는 걸 아니, 내가 아니어도 좋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당차게 추진중인 '영어 몰입 교육' 정책은 바긔의 또 다른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와 더불어 가장 기상천외한 발상에 다름 아니다. 사실상 아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책안일 뿐, 그 입안도 발효되지 않았고 실행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바긔의 별명이 무엇이었는가. '불도저'아닌가? (김경준은 바긔의 성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방으로 옮겨갈 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문 2개를 통과하는 것이지만, 바긔는 아마 벽을 뚫을 것이다, 라고) 그리하여 정책은 관철될 것만 같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으며 성토하고 있지만 우리 '순진녀' 인수위원장은 '영어 배우기만 해 봐라'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대체 이 정책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 배경에는 어떤 사정이 있던 것일까.
한 나라의 외국어 실력, 특히 세계 공용어인 영어 실력과 국가 경쟁력, 혹은 그 나라 국민의 삶의 질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관계가 있는가? 어찌 되었건 세계화 시대이고, 미국과 경제, 문화,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나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고 있으며, 또 그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별 기업의 인사 채용에서 영어 실력은 가장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 흔히 드는 반례로, 필리핀과 일본 가운데 영어 실력이 더 나은 나라는 과연 어디인가? (설마 일본인들이 영어단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영어 실력이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 일본인들은 오렌지를 아륀지로 쓰기는 커녕 그 반대임은 잘 알고 있을테니까..마끄도나르도 비루딩구) 전 국민에게 영어 교육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과 영어 교육에 투입될 비용을 생각건대 그 효율성은 재앙에 가깝다. 영어 교육을 정상화하고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높이자는 제안은 유의미하지만, '몰입' 교육, 불도저식 '올인' 정책은 도박이다. 교육을 괜히 백년지대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무차별적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영어 몰입 교육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다. 바긔가 좋아하는 '시장'은 원래 그런 식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영어 실력'은 부 세습의 가장 강력한 연결 고리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영어의 특권과 지배는 모국어 사용능력보다도 우위에 서 제도적으로 정착되고, 영어는 일종의 '상류계층의 언어'로써 신분상승을 꿈꾸는 보통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일례로, 서울여성 여성동아 같은 여성지에 '삼성가 며느리들은 영어로 대화한다더라' 같은 류의 기사는 툭하면 나오곤 한다) 대학가의 수많은 '부족'들(일테면 고시족, 나홀로족, 대오족 따위) 가운데 단연 으뜸가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유학파, 이른바 속칭 '유남생'족들이다. 90년대 초반 '오렌지족'의 최신 업데이트판인 이들은 대개 초중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교육을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에서 받은 뒤 한국에 거주하며 주로 홍대앞이나 이태원 등에서 유흥을 즐긴다. 많은 경우 유남생족들은 우리 사회에서 성공을 보장받는 '학벌'이나 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유창한 영어실력을 토대로 사실상 자신들의 유학을 가능하게 한 부모 세대의 경제적 자본에 대한 대단한 친화를 자랑한다. 이들은 보통 서로 영어로 대화하며, 모국어가 서툴거나 서툴지 않더라도 좀처럼 사용하려하지 않는다. ('유남생'이라는 말은 '무슨 말인지 알겠지?(You know what i'm saying)'에서 유래하였다. '유남생~?') 유남생의 출현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맺어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재벌 2세, 3세 자녀들이 유학시절 즐긴 뒤 국내에 수입했다는 후문이 전해져 내려오는 별다방과 오지 식당을 위시한 '상징 자본', '문화 자본'이 새겨진 친미 성향의 문화적 토대와 영어 실력은 세계화라는 키워드 아래 밀접한 연결 고리를 갖는다. 세계화 질서 아래, 친미 성향 엘리뜨들의 유창한 (미국식) 영어 실력은 앞서 말했듯 부모 세대로부터 이전된 경제적 자본이 문화상징자본으로 체화된 것이며, 이를 공적인 '능력'으로 인정받음으로써 제도적으로 인정된 경쟁력이 된다. 영어공용화론이 일종의 후기식민주의라고 비판받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헌데 인수위원장이나 바긔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논리는 '이 땅의 기러기 아빠들을 위해서' 운운이다. 나라에서 '모두에게 제대로' 가르치면 영어실력이 부의 세습을 위한 도구로서 기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식이다. 언제부터 '시장만능주의자' 바긔가 형평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정말 형평성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라면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영어 몰입 교육을 하게 되면 교과목 가운데 영어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영어 비중이 높아지면 영어 사교육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며, 그에 따라 기러기 아빠는 더 확대되면 확대되었지 줄어들래야 줄어들 수가 없다. 학교에서 행하는 영어 교육 수준이 올라가 철수 영희는 물론 심지어 바둑이 까지 멍멍 안하고 바우와우 한다고 해도, 내 아들딸들은 철수 영희보다 영어를 잘하게 만들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그리고 바긔는 기러기 아빠들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바긔 자식새끼들은 상류층 '유남생' 유학코스를 밟았을지 모르겠지만 중산층 기러기 아빠들은 줄세우기식 입시에 환멸을 느끼고 외국에 '이민'하듯 도망나간 경우가 반절을 넘는다. 바긔가 기러기아빠를 진정 생각한다면 자립형사립고 100개만들기 정책 따위를 재고하는 편이 옳다.
몇 가지 여담을 더 덧붙인다면, '순진녀' 인수위원장은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쑥대밭숙대에서 열린 기념행사(무슨 기념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니 패스)에서, 영어 몰입 교육에서 필요로 하는 교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서 자 교의 테솔(tesol) 프로그램이 모범이 될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얼마전 인수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있던 자가 새로 입안된 정책에 관한 내용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가 문제가 일어 해촉되고 심지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기 입으로 '우리 학교가 짱이셈' 홍보를 해놓은 것은 실정법 상 위반 사항이 아닌지 궁금하다. 다른 한편으로 이경숙 위원장이 영어몰입교육에 관해 이야기할 때 꼭 자신의 미국 유학시절 이야기를 늘어놓는 습관이 있던데, 혹시 자신의 '찌질했던' 유학 시절, 미국이라는 사회에 가졌던 어떤 도착적 동경의 습속을 '자식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해소하려는 병리적인 선행, 결국 (한나 아렌트의 표현을 빌려) '일반적인 악행'을 자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순진녀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닌지라, 정말 자기 소신대로 전국민이 영어를 잘해야 유학시절 동양여자가 겪었던 핍박과 설움을 우리 아이들은 느끼지 않게 하려고 이런 정책을 당차게 주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간담이 서늘해진다. 여러모로 차암 추운 겨울이다.
..검찰측과 이명박의 주장을 종합해도 저정도 정리가 나오고. 신당이나 시사in 등에서 주장하는 것들, 정황증거, 를 모아 요새 돌아다니는 핵심 시나리오가 바로 이건데..
1. 2000년경 상인협회 출신 이명빡 군과 일수꾼 김경순 양이 결혼
2. 김경순 양이 계 조직을 결성. 이명빡 이름을 팔아 계돈을 사방팔방에 끌어옴
3. 이명빡 - 김경순 부부 돌연 이혼
4. 김경순 계돈 중 일부를 전남편에게 돌려 준 뒤 도미
5. 계원 가운데 일부는 자살하고 이명빡의 형 이상있는 은 김경순을 추적
6. 김경순, 미국에서 체포
7. 이명빡 : 결혼도, '계'도 사실이 아니다.
8. 이명빡 - 김경순 청첩장 및 결혼 관련 소식지 발견
9. 이명빡 : 청첩장은 위조, 결혼 소식지는 오해
10. 김경순 한국행 : 이명빡과 나는 사랑하는 사이였다
11. 혼인관련 서류 공개, 김경순이 갖고 있던 이명빡 인감 공개
12. 이명빡 : 서류도 위조다
13. 떡찰 : 청첩장, 혼인신고서는 위조이고 계는 계주 김경순과 관계있을 뿐
14. 결혼식 비디오 공개
15. 이명빡 : '내가' 결혼했다고 한 적은 없다. 결혼식은 있었지만 '내가' 결혼한 게 아니다.
이건 특정후보에 대한 비하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객관적인 시사 분석임. 객관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