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할 땐 노래를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요새 들어서 좋았던 노래들을 추천함.
슬픈 노래 아님. 흠흠
Kings of Convenience :: <Boat Behind>
- 편익의 제왕,들의 신보의 제목은 역설적으로 <종속 선언>이다. 이제 그들의 나이 서른. 해체 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따로 또 같이 했던 긴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나 그들은 인생이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종속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임을 알았다고 읊조린다. 이 앨범은 참으로 간소하다. 그리고 담백하다. 전작의 <know-how>나 <i'd rather dance with you> 때도 그랬지만, 보사노바 포크는 드럼/퍼커션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리드미컬한 장기인듯. 비올라 선율이 유려하다. 별넷
Sean Kingston :: <Fire Burning>
- 무려 1990년생이다. 그러니까 이제 갓 스무살이 되었다. 요새 가장 잘 나간다는 "레게톤"의 오버그라운드 댄스(혹은 힙합) 버전이라고 해야 하겠다. 알아보니 2번째 앨범인듯? 오리지널 레게톤 음악을 많이 접해보진 못했으니, 이 젊은 뮤지션의 음악이 과연 얼마나 본토 음악의 정수를 잘 살렸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앨범을 접해보면 놀랍게도 '패기'보다는 '원숙미'를 느낀다. 마치 데인저마우스의 흑인 버전같다. 블랙아이드피스나 플로라이더를 좋아한다면 들어볼만하다. 서던힙합에 레게, 일렉트로니카까지 적절하게 섞어 놓았다. 춤추기 딱 좋은 건 당연한 일이다. 지-드래곤도 초등학생 때 랩을 했다며 천재라고 하는데, 이 친구는 유치원 때 리믹스를 했단다. 과연 만만치 않은 내공을 쌓았을 법하다. 아.. 부럽다. 별넷
Shakira :: <She Wolf>
- 혹자들은 샤키라 언니의 목소리를 돼지소리라고 싫어하는 모양이지만, 내게 있어 샤키라는 월드넘버원 섹시여가수다. -_- 꽤 오랜만에 신보가 나왔다. 물론 여전히 에너지가 넘친다. 전작 oral fixation 연작만큼의 '치열함'은 잘 모르겠지만, 스타로서의 여유가 묻어난다. 첫 싱글을 들었을 땐 좀 낯설었다. 본인이 작곡에 참여했는지 잘 모르겠다. 뭐 그래도 적당히 힙하고, 여전히 듣기 좋은 노래를 부른다(최소한 내 귀에는-_-). 와이클레프 장이 참여한 노래도 좋다. 별셋반? 아직 다 못들어봤다능
Jamie Cullum :: <If i rule he world>
- 제이미 컬럼의 신보가 나왔다. 전작으로 많은 싸이월더-_-들에게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오른 그의 신보는 전작보다 훨씬 차분하고 진지하다. 전작에서처럼 씩씩한 락큰롤풍의 노래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마저도 전작에서처럼 마냥 유쾌한 것이 아니라 적당히 쓸쓸한 정취를 자아낸다.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 그의 다짐같은 노래들에서 더 많은 진심이 느껴진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느라 그런가? 별넷
Sondre Lerche :: <i can't let you go>
- 레르케도 신보가 나왔다. 음악적인 분위기만으로는 3집의 연장에 있는듯하지만(조금 더 펑크-록, 혹은 뉴웨이브 신스록에 가깝다는 점에서), 곡을 쓰는 방식이나 멜로디를 쌓는 방법, 그리고 가창의 분위기로 하면 1,2집 때로 돌아간 느낌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반갑고.. 여튼 '멜로디'나 '디테일'의 '뉘앙스'를 가장 잘 다루는 싱어송라이터는 전 세계에서 이 청년이 제일임이 분명하다. 별다섯!
the Ting Tings :: <Shut up and let me go>
- 팅팅스, 라는 이 '트렌디'한 밴드는 정말 트렌디한 노래를 부른다. 온스타일이나 쇼핑상점가에서 간간히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괜찮다, 싶어서 앨범을 들어봤는데.. 최근 몇년간의 영국의 인디팝(특히 챔버팝)의 요소요소들을 끌어다가 댄서블하게 녹여낸 '들을만한 앨범'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나쁘게 말하면 전부 어디서 들어본듯한 노래들이다. 요새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이 노래의 기타리프와 비트는 전반적으로 cosmic의 몇년전 히트 댄스넘버였던 <les hommes n'est pas mecs bien(남자들은 다 쓰레기야)>를 떠올리게 한다. <we walk> 같은 노래는 (너무 당연히) 누벨바그 같은 밴드를 떠올리게 하고, 그밖의 노래들도 the Go! team같은 영국 인디밴드(혹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첨바왐바), 혹은 my morning jacket이나 pocupine tree같은 이모-펑크 밴드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수많은 모방의 흔적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이 괜찮은 이유는.. 어쨌든 BGM으로는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별셋.
Kate Earl :: <Nobody>
- 트렌디한 파워팝. 난 여성싱어송라이터의 노래들은 덮어놓고 편애하고보는데(조니 미첼부터 피오나 애플까지),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여성싱어송라이터들이 만들어내는 것들은 하나같이 어쩜 그리 사랑스러운지. 케이트 얼의 이 앨범은 비요크의 (난해해지기 전의) 옛날 팝송이나, 폴라 콜의 히트작(카우보이 어디갔음?)을 떠올리게 하는 기타팝인데, 요새 팝 트렌드가 다 그렇듯 적당히 네오소울을 가미해줘서 더 듣기 좋고. '아무도 당신처럼 내게 오래된 책을 사주지 않아 아무도 당신처럼 내 치마를 들추지 않아 아무도 당신처럼 세상은 변치 않는다고 말해주지 않아' 이런 가가사를 띠껍게 부르는데 어찌 안 좋아할 수 있겠냐능.. 별셋반
Ingrid Michaleson :: <Are we there yet>
- 확실히 조금 더 '전통적'으로 노래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피아노를 쌓아올리는 거나, 몇몇 곡에서 들려주는 목소리의 비브라토에서 조니 미첼을 떠올리게 한다면.. 오버인가? -_- 제이슨 므라즈랑 같이 투어를 다닌 걸로 유명한데, 므라즈보다 좀 덜 상업적이고 좀 더 단순한 노래를 부른다. 거기에 더해 므라즈만큼 가사를 잘 쓴다. 단, 가사 역시 좀 덜 상업적이고 좀 더 단순하다. 별 넷
Yo la tengo :: <when it's dark> 등 마지막 4곡
- 욜라텡고 신보의 제목은 <popular songs>, 첨엔 베스트 앨범이라고 생각했다. 트랙리스트에 <가을스웨터>나 <네가 다 가져도 돼> 같은 노래가 없는 걸 보고 아니구나 싶었다. 첫 두어 트랙을 듣고 나서 '아 이래서 팝송 앨범이란 제목을 지었나' 싶을 정도로 편한 멜로디가 좋았다. 그러나 마지막 4곡에 가서는 이 '팝송'이라는 제목이 어찌나 역설적이었던지. 전반부의 친절함은 온데간데없고, 14분과 11분의 대곡(이라기에는 너무도 소박한 악기 편성)으로 마무리짓는 이 곡들을 듣고 나서야... 결국 욜라텡고식의 팝송이란 게 이런 거지 싶어진다. 별넷반
Selena Gomez and the scene :: <I Won't Apologize>
- 지난 시간들 록씬에서 개발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주류 팝송이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앨범이랄까. 몇몇 노래에서 소닉유스와 욜라텡고, 그랜대디, 지미 잇 월드 등이 들린다. 그런데 이 앨범은 분명 그냥 '팝'앨범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에이브릴 라빈 정도? 그런데 확실한 건 라빈 보다 노래가 좋다는 것, 라빈 보다 노래를 잘한다는 것, 라빈의 첫 앨범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것, 그리고 라빈보다 예쁘다는 것 되겠다. 별넷
그 외에..daniel merriweather, lilly alen(스펠링 맞나-_-), owl city, editors, pearl jam도 간간히 들었는데 아직 완전 좋은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들을만함. 펄 잼은 좀 놀라긴 했음.
여튼.. 지금까지 올해 나온 앨범 중엔 manics하고 sondre lerche가 제일 좋았다능.. 취향은 어디 안감. 그러나 취향을 떠나서 그들의 새 앨범이 정말 좋은 것이 사실임.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난 별로였던 앨범은 muse, 남들은 별로라는데 난 좋았던 앨범은 아마도 샤키라가 될 것 같음. -_-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