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 해 가까이를 사는 동안 한 순간도 강건한 육체를 가져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땐 무척 마르고 허약한 체질이었고, 술이 늘면서 뱃살도 늘었으며 내 헐벗은 몸뚱아리는 참으로 보기가 좋지 않다. 그에 비하면 머리 회전은 그래도 제법 명민한 편이지만, 그게 사실 영재라거나 감각적인 데에 발달한 건 아니다. 오히려 따지고보면 대기만성형에 가까웁다.
나는 따지는 걸 즐기는 편이다. 내 인식론을 굳이 분류하자면 사실 불가지론에 가깝고(내 인생의 모토는 오랫동안 "이게 다 뭐란 말인가?"였다), 굳이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실재론적인 비판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일테면 포퍼에 가깝다(혹은 로이 바스카). 세상에 이유 없는 것이란 없다고 생각하면서, 한 가지 판단을 내릴 때에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최종적인 판단 바깥에 남아 있을 예외라는 잉여를 항상 염두에 둔다. 개념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집착하고, 의사소통 쌍방간의 공리와 합의를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공감 혹은 감정이입(empathy)을 의사소통의 기초로 삼는 사람들과는 사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편이다.
정치적으로는 질적 공리주의 혹은 정치적 자유주의를 선호하되, 현실정치에서는 중도 사민주의에 마음이 간다. 시장원리를 부정하진 않지만 이데올로기에 대해선 늘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 당연한 것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공동체중심의 자유주의에 공감하며, 그래서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역설적으로 민족주의자이기도 하다.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태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한만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소통은 지난하며, 승인엔 첩경이 없다. 역설적으로, 그런만큼 인연을 중히 하고 사랑은 기적으로 여긴다. 그 하고많은 어려움들 속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까닭이다.
..라고 생각해왔던 요즘, 하나같이 인생이 어사무사하다. 스스로를 위해 마련해둔 명제나 수사들이 죄 맞지가 않다. (몸뚱이가 저질이란 건 안타깝게도 유효하지만) 하루하루 신속정확한 계량적 판단을 요구받고(판단의 수준이 높지 않고), 거의 매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술먹고 놀고, 국내 제일의 재벌 기업(그것도 그 모태라 불리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문득 지독하게 외롭다. 인간관계는 좀처럼 모색이 쉽지 않았다. 사람사이는 상호 호혜라는 게 없다. 내가 맘 가는 사람에게 그 맘을 전한다고 해서 그것에 보답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그걸 알면서도 문득 부아가 치밀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면서도 맘가는 사람에겐 맘이 가며 맘가지 않는 사람은 냉대하게 된다. 엇갈리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기왕의 쓴 맘들에 맘이 쓰곤 하다.
이토록 내 속에 내가 많은 요즘인데, 실은 통 스스로를 소중히 못하고 업신여겨오는 것이 당연한것만 같은 나나나날들이라 새벽잠 무릅쓰고 나나나 포스팅. 할말이 더 많은 것 같지만 그만 써야지.
나는 따지는 걸 즐기는 편이다. 내 인식론을 굳이 분류하자면 사실 불가지론에 가깝고(내 인생의 모토는 오랫동안 "이게 다 뭐란 말인가?"였다), 굳이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실재론적인 비판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 일테면 포퍼에 가깝다(혹은 로이 바스카). 세상에 이유 없는 것이란 없다고 생각하면서, 한 가지 판단을 내릴 때에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최종적인 판단 바깥에 남아 있을 예외라는 잉여를 항상 염두에 둔다. 개념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집착하고, 의사소통 쌍방간의 공리와 합의를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공감 혹은 감정이입(empathy)을 의사소통의 기초로 삼는 사람들과는 사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편이다.
정치적으로는 질적 공리주의 혹은 정치적 자유주의를 선호하되, 현실정치에서는 중도 사민주의에 마음이 간다. 시장원리를 부정하진 않지만 이데올로기에 대해선 늘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 당연한 것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공동체중심의 자유주의에 공감하며, 그래서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역설적으로 민족주의자이기도 하다.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태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한만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소통은 지난하며, 승인엔 첩경이 없다. 역설적으로, 그런만큼 인연을 중히 하고 사랑은 기적으로 여긴다. 그 하고많은 어려움들 속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까닭이다.
..라고 생각해왔던 요즘, 하나같이 인생이 어사무사하다. 스스로를 위해 마련해둔 명제나 수사들이 죄 맞지가 않다. (몸뚱이가 저질이란 건 안타깝게도 유효하지만) 하루하루 신속정확한 계량적 판단을 요구받고(판단의 수준이 높지 않고), 거의 매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술먹고 놀고, 국내 제일의 재벌 기업(그것도 그 모태라 불리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문득 지독하게 외롭다. 인간관계는 좀처럼 모색이 쉽지 않았다. 사람사이는 상호 호혜라는 게 없다. 내가 맘 가는 사람에게 그 맘을 전한다고 해서 그것에 보답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그걸 알면서도 문득 부아가 치밀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면서도 맘가는 사람에겐 맘이 가며 맘가지 않는 사람은 냉대하게 된다. 엇갈리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기왕의 쓴 맘들에 맘이 쓰곤 하다.
이토록 내 속에 내가 많은 요즘인데, 실은 통 스스로를 소중히 못하고 업신여겨오는 것이 당연한것만 같은 나나나날들이라 새벽잠 무릅쓰고 나나나 포스팅. 할말이 더 많은 것 같지만 그만 써야지.